외래문물이 물밀 듯이 밀려들던 시절, ‘회심곡’ 이라는 전통음악으로 세인으로 하여금 전통음악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은 물론, 한국의 근본 사상인 ‘효’ 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까지, 사회적으로 끼친 영향이며 ‘소리’ 하나로 한국 사회에서의 김영임 명창의 역할은 전무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영임의 잡가를 들어보면, ‘경기소리에 저런 매력이 있었구나!’ 하여 무릎을 치게 된다. 장구장단 하나만으로 이끌어가는 경기잡가의 긴 여운을, 오직 ‘소리’ 하나만으로 완벽하게 예술성을 구사하는 김영임의 잡가는,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경기잡가의 새로운 발견을 예고하고, 오랜 세월 통속민요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김영임 명창의 올곧은 전통으로의 아름다운 행보를 만나게 되는 중요한 귀결의 지점임을 알게 될 것이다.
부모님께 드리는'회심곡'은 조선시대 휴정 서산대사가 지었다고 전해오는 불교가사이다. 고려 시대 나용스님이 지은 서왕가와 함께 불교 대중가사로 유명하다. 불교의 의식 노래인 범패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로 범패가 장중하고 엄정한 곡이라 한다면 회심곡은 서민의 노래처럼 인생의 무상, 부모에 효도함, 선악의 과보, 충신열사가 되어 집안과 국가를 위한 충효의 노래로 엮어진 총 232구의 장편가사이다.
화정노래로서 회심곡은 "일심으로 정녕 아하아아미이로다"로 시작하여 평염불 형식을 지닌 메메나리로리라 할 수 있다.
구성진 가락에 세상사 사설이 우러나오기 때문에 듣는 자로 하여금 신심과 삶의 길을 열어 주는 노래이다. 더욱이 김영임 명창이 회심곡이 널리 알려져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자녀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기본적인 도리로 되어있다. 그래서 부모의 은혜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다고 하면서 세상의 어떤 것도 부모의 은혜보다 더 큰 것은 없다고 하는 것이 이 노래의 가사 내용이다.
어머님이 나를 낳을 때의 고통과 기를 때의 정성스러움이 대단하건만 나를 비롯한 우리들은 어머님이 늙어 병들었을 때 충분히 위로하고 효도하지 못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 노래는 연주자가 간단한 타악기 반주에 맞춰 가사를 잘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박민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