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전부터 꼭 모유수유를 하리라 다짐했던 수영씨지만 처음 젖을 물리는 일도 쉽지 않을뿐더러 새벽에 몇 번씩 깨서 우는 아기에게 젖을 주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았다. 몸이 너무 힘들어 모유수유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자신의 품에 안겨 힘차게 젖을 먹는 아이를 볼 때마다 흐뭇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오늘도 아기를 품에 안고 모유수유를 하는 수영씨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한번 새삼 느낀다.
초유 먹이면 아기건강에 좋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유수유’를 하는 것은 아기를 위해 전적으로 엄마의 희생이 따라야만 하는 것이라 여기는 산모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모유수유가 아기뿐만 아니라 엄마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유수유를 고집하는 산모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모유수유의 가장 이상적인 시기는 출생 직후이다.
출산 후 첫24시간 내에는 100ml이하 소량의 모유가 분비되지만 지속적으로 젖을 빨게 하면 4~5일 후에는 약 500~750ml로 증가한다. 모유 중에서도 출산 직후 수일간 나오는 초유에는 단백과 무기질이 많고, 탄수화물과 지방이 적으며 면역성분이 풍부해 모유수유시 초유를 먹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이로운 모유수유
모유수유는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 모유에는 중추신경계 발달에 중요한 콜레스테롤과 DHC가 풍부해 아기에게 가장 이상적인 음식이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은 천식이나 습진, 당뇨 등과 같은 비감염성 질환이나 충치 발생이 적으며 인지 능력의 발달과 정서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사회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뿐 아니라 엄마가 아기에게 모유수유를 하게 되면 아기가 젖을 빨 때 반사적으로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자궁을 수축시키고 산후 출혈을 줄인다. 또한 젖분비 호르몬이 분비되어 배란이 억제되므로 자연 피임효과가 있고 칼로리 활용이 높아져 출산 후 체중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이뿐 아니라 칼슘 대사를 촉진시켜 골다공증 발생이 줄어들고,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발생 빈도가 감소한다.
올바른 모유수유 방법
엄마와 아기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모유수유는 올바른 수유과정을 거쳐야만 아기에게도 모유의 영양분이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다. 수유를 하기 전에는 청결을 위해 손을 깨끗이 씻는다.
수유시에는 한 손을 C자 모양으로 만든 다음 유방을 잡아 엄마의 젖꼭지 끝으로 아기 입술에 가볍게 스쳐 아기가 입을 벌리도록 자극한다. 아기가 입을 벌리면 아기를 엄마 쪽으로 당겨 젖을 물리는데, 이때 아기의 배가 엄마의 배를 향하게 하여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한다.
모유는 하루에 적어도 8회 이상 먹이는 것이 좋은데, 양쪽을 번갈아 물려야 젖의 양이 고르게 유지되면서 지속적으로 젖이 분비된다. 젖을 먹이기 시작하여 약5~6분 동안 나오는 전유에는 수분과 유당이 풍부하고, 후유에는 지방이 농축되어 있어 지방함유량이 높으므로 전유와 후유의 불균형을 막기 위해서는 후유를 충분히 먹여야 한다.
모유수유가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힘겨운 진통을 겪고 자기 몸도 힘든 상태에서 모유수유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엄마의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모유수유를 할 수 있으므로 먼저 기력을 회복하는데 힘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원 강남여성병원 성영모 원장은 “성인 여성은 보통 하루에 2000~2200kcal를 섭취하는데, 모유수유 시 약 500kcal가 더 필요하므로 다양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칼슘·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면서 “또 갈증이 날 때마다 수분을 보충하며 물, 과일, 우유, 수프 등을 틈틈이 먹도록 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간혹 모유수유가 출산 후 몸매관리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하여 모유수유를 거부하는 산모들이 있다”면서 “신선한 야채, 과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순으로 음식을 섭취하면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된다. 수유 중에는 엄마의 철분 저장을 위해 철분 제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