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이화여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전국 중고교 남녀 학생선수 1천139명을 상대로 실시한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 10명 중 8명이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10명 중 6명은 성폭력 피해를 겪은 것으로 조사돼, 학생선수들이 인권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 학생선수의 78.8%가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훈련과 상관없이 욕설 또는 폭력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25%의 학생들은 일주일에 1~2번 이상, △5%의 학생들은 매일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
폭력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운동을 그만두고 싶게 만든다”는 응답이 56.4%로 가장 높고, △“화가 난다”는 응답이 45.3%였으며, △경기력 향상 등 폭력 필요성을 합리화했던 일반 통념과 달리 “연습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0.1%에 불과했다.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응답 중 여학생이 66.4%, 남학생이 47.1%로 폭력이 여성선수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된 폭력의 행위자는 코치, 선배 순으로 지도자의 폭력이 학생 선수들 간의 폭력과 구타 문화를 재생산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폭력의 주된 발생 장소는 훈련장과 합숙장소로, 학원스포츠 폭력의 개선을 위해서 선후배간의 위계질서와 ‘군기 잡기’ 등 비공식적 형태의 폭력에 대한 관심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의 경우, 전체 조사대상자의 63.8%가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응답했다. 유형별로는 △언어적 성희롱이 58.3%로 가장 높았고, △강제추행도 25.4%로 높았으며 △심지어 강간 및 강제적 성관계 요구 사례도 각각 1%(12명)와 1.5%(17명)로 나타다.
피해 장소는 주로 합숙소나 기숙사였으며, 특히 친구, 선후배간 성폭력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별도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성폭력 피해에 대한 응답 중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가 46.7%, △“화가 난다”가 45.9%, △“수치스럽고 모욕감을 느낀다”가 41.8%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화가 난다”는 응답이 53.1%로 가장 많은 반면 여학생은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응답이 54.7%로 여학생이 성폭력 피해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에 대한 대처에 대해 △59.6%가 “싫다고 분명히 말하고 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43.3%는 “가족, 선생님, 친구 등 주위의 도움을 구한다”, △30.1%는 “화를 내고 자리를 떠난다”고 응답했다.
성폭력에 대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33.2%가 “불만을 말하면 선수생활에 불리할 것 같아서”, △16.3%는 “그런 이유로 운동부를 그만두고 싶지 않아서”라고 대답해 운동선수 생활에 대한 위협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31.9%는 “수치스럽고 당황해서”, △29.7%는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서”, △29.5%는 “말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하여 피해 현장에서 학생선수들이 적절한 대응 방식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