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유전적인 요인이 23% 후천적인 요인이 77%를 차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1950년대 청소년의 평균키는 160㎝, 1990년대 170㎝, 현재는 174㎝라고 한다. 이렇게 10년 마다 평균 3㎝ 정도씩 평균키가 커지고 있는 현상을 보면 키가 유전이라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도 국제소아성장 표준을 발표하면서 “키는 유전이 아니라 후천적 환경요인에 의하여 결정되며 인종·국가·지역 등 유전적 요소는 키를 결정하는 데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아시아의 경제력과 보건 환경이 더 개선되면 서구인과 비슷한 수준까지 평균 신장이 늘어날 수 있다’라는 학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키가 커지고 있는 현상은 단지 우리나라만의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 동양인 모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과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못 먹고 질병에 쉽게 걸려서 부득이하게 타고난 키도 못 컸던 경우가 흔했던 것이다. 잠재적인 키는 유전자도 관련이 있지만 임신 중 태아기와 생후 2년까지의 건강관리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진료 상담을 할 때 ‘세 살 키가 여든 간다’라고 강조한다.
사춘기 1년 빠르면 키 5cm씩 덜 큰다
최근 영양 과잉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환경호르몬이 조기성숙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춘기 이전의 관리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춘기가 나이보다 1년 빨리 나타날 때마다 최종 예측 키는 5㎝씩 감소한다. 초경이 1년 일찍 시작된다면 5㎝를 덜 크게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조기성숙의 여부를 판단하고 치료를 하는 것도 키 성장에 있어서는 중요하다.
미국인의 평균 신장은 1950년대 이후 많이 증가하고 있지 않다. 반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아시아인의 키는 점차 커지고 있다. 그래서 외국의 학자들은 ‘동양인의 키는 유전적인 요인 때문이다’라는 설을 더 이상 주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2001년에 치료를 시작했던 스티븐의 어머니는 160㎝, 아버지는 남미 출신에 163㎝이었다. 처음 방문을 할 당시의 키는 152㎝. 중학교 1학년이었는데, 외국인 학교에 다니다 보니 키가 반에서 제일 작아 부모뿐 아니라 본인도 상당한 열등감이 있었다. 50명 중 늘 1번에 해당하고 1년에 자라는 키도 4㎝ 미만으로 전형적인 성장장애에 해당됐다. 모든 검사를 마쳤을 때 별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전형적인 특발성 성장장애 혹은 가족성 성장장애로 판단됐다. 임상적으로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성장치료 한약 중에 건비성장탕 처방을 하고 날마다 우유 1ℓ와 치즈 2장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도록 권했다. 1개월 후 방문 때마다 아이의 키는 1㎝씩 커져 있었고, 부모는 참으로 의아해 했다. 한방치료로 키가 클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1년을 꾸준히 치료받으니 10㎝가 자랐다. 2년째 되는 해도 다시 10㎝가 커서 172㎝가 되었다. 서서히 반에서 중간을 넘어섰고, 아이 역시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3년을 넘기면서 180㎝까지 자랐고 이제는 친구들 중에 제일 크다고 한다. 스티븐을 치료하면서 새삼 ‘키는 유전이 아니다’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박승만 하이키한의원 원장 www.highki.com (02)533-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