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연대] # “팀장으로 승진해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는데 도저히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서 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제 인생에서 일을 그만두고 가정주부로만 있을 거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는데… 아이를 키우며 바쁘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15년이 넘게 흘러버렸습니다. 다시 일을 하는 건 쉽지 않겠다고 포기 상태로 지내다 우연히 ‘서울우먼업 구직지원금’에 대한 기사를 보고 신청하게 됐어요. 경력단절여성들은 대부분 가정주부이고 외벌이기 때문에 자기자신에게 투자하는 게 힘들 수밖에 없는데, 저는 구직지원금을 받아서 인터넷 수강료로 사용했습니다. 이제는 예전과는 달리 어디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잘 할 수 있고, 열심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어요.” - ‘서울우먼업 구직지원금’ 참여자 김학정 님 -
서울시는 “경력단절 해결 없이는 저출생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는 각오로,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서울우먼업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시작한 ‘우먼업 구직지원금’은 경력단절여성들의 큰 호응 속에 50여 일만에 2,500명 모집이 마감됐고, ‘우먼업 인턴십’은 참여하겠다는 기업이 목표치의 2배 넘게 몰리는 등 시민과 기업의 호응이 뜨겁다.
「서울우먼업프로젝트」는 임신과 출산, 육아로 경제활동이 중단된 3040여성이 구직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구직지원금’(30만 원×3개월), 일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인턴십’(생활임금×3개월)과 인턴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업에 지원하는 ‘고용장려금’(100만 원×3개월)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런 가운데, 취임 1주년을 맞은 오세훈 시장이 첫 현장으로 경력단절여성들을 만났다. 오세훈 시장은 3일 14시 ‘일하고 싶은 여성의 새로운 출발과 희망 이야기’ 토크콘서트를 갖고, 우먼업 구직지원금과 인턴십에 참여하고 있는 3040 경력단절여성, 경력단절을 딛고 취‧창업에 성공한 여성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었다.
또한,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출생 상황에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저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선행되어야 할지 등 ‘저출생 문제’를 화두로 머리를 맞댔다.
서울시 경력단절여성은 약 24만 명으로, 이중 86%가 3040여성이다. 경력단절의 원인은 육아(42.8%), 결혼(26.3%), 임신・출산(22.7%) 순으로 나타났고, 경력단절여성이 다시 재취업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7.8년이었다.
주요 선진국의 경우 여성들이 젊을 때 꾸준히 일하다가 50대에 은퇴하는 패턴을 보이는 반면, 한국은 20대에 취업한 후 30대에 임신‧출산 등으로 그만두고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다시 일을 시작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토크콘서트에는 ▶‘우먼업 구직지원금’을 통해 15년의 경력단절로 위축된 자신감을 되찾아가고 있는 김학정 님 ▶‘우먼업 인턴십’으로 IT 분야의 일 경험을 쌓아 비전공자임에도 현재 앱개발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지미영 님 ▶‘우먼업 인턴십’ 참여 후 정직원 취업으로 이어진 이선미 님과, 이선미 님이 근무하고 있는 ㈜쓰리디뱅크의 김동욱 대표 ▶서울시 여성발전센터 지원으로 창업에 성공한 ㈜위밋업스포츠 신혜미 대표 ▶5년 넘는 경력단절 극복을 위해 서울시 여성인력개발기관 직업교육을 수료한 김선정 님이 참여했다.
토크콘서트 사회는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바 있는 김소영 아나운서가 맡아 참여자들로부터 진심어린 공감과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이 자리에는 올해 ‘우먼업 인턴십’에 참여하는 100개 우먼업 기업의 대표와 인턴십 참여자, ‘우먼업 구직지원금’ 참여자도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서울시가 「서울우먼업프로젝트」 참여자들에게 폭넓은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양육친화적인 기업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2023 서울우먼업 페어'의 하나로 열렸다.
3일 11시부터 18시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성황리에 열린 '2023 서울우먼업 페어'는 ▶117개 기업이 참여하는 기업 채용관 및 홍보관(현장채용) ▶유명 전문가의 취업특강 및 메이크업 특강 ▶선배 여성 창업가 5인의 창업 성공 스토리 ▶유망직종 체험존 등으로 운영됐다.
기업 채용관 및 홍보관에서는 애플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 CJ프레시웨이, 한국관광공사 등 경력단절여성의 사회복귀를 응원하는 117개 기업‧기관이 대거 참여해 총 1,060명의 경력단절여성 채용에 나섰다.
시는 “2주밖에 되지 않는 모집기간에도 대기업부터 외국계 기업, 유망성장기업까지 예상보다 많은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혀와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기업들의 큰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참여 기업(기관)으로는 애플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 한국관광공사, CJ프레시웨이, 버크만코리아, 서울ICT이노베이션, 소상공인진흥공단, ㈜서울랜드, 알파㈜, ㈜생활연구소(청소연구소), ㈜부켓, 원텍㈜, ㈜자란다, ㈜커넥풀, 엠베스트(메가스터디), 유니에스, 인지어스(유), 스탭스㈜ 등이다.
모집 직무별로 살펴보면, 회계/사무/행정 관련 직무가 29.6%로 가장 많고, 교육/사회복지/상담 13.0%, IT 관련 12.2%, 홍보마케팅 8.7%, 요식업 8.7% 및 기타 서비스가 27.8%이다.
시는 전략적으로 다양한 기업발굴에 나섰고, 특히 서울시 여성인력개발기관(5개 여성발전센터, 18개 여성인력개발센터, 4개 여성새로일하기센터)과 연계된 지역기업들의 참여를 확대, 지역의 여성친화 일자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다. 참여 기업에는 채용・홍보 부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내년도 ‘서울우먼업 인턴십’ 참여기업 모집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공간 규모에 비해 예상보다 많은 기업이 신청함에 따라 현장에는 69개 부스만 설치되고, 나머지 기업들은 간접채용관으로 운영됐다. 각 부스에서는 기업 관련 정보를 볼 수 있고, 기업 인사담당자와의 상담 및 현장 채용이 진행됐다.
부켓(bukett)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다양하고 유연한 일자리 기회를 추천하고 제공하는 모바일 채용성장 애플리케이션 기업으로 파트너사 기업들과 채용뿐만 아니라, ‘엄마로서의 나, 오롯이 나 자신으로서의 나’를 적극 응원하기 위해 무료 캘리그라피 명함만들기를 운영했다.
또한 올해 서울시여성가족재단과 MOU를 맺은 한국관광공사에서는 특별부스관을 운영, 취·창업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안내했다. 또한, 관광전문인력포털(관광in 플랫폼)을 통해 구직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컨설팅관에서는 서울시 여성인력개발기관의 전문 컨설턴트가 상주하며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첨삭, 면접전략 코칭, 경력관리 컨설팅 및 창업 컨설팅을 진행하고, MBTI검사와 진로상담도 무료로 진행했다.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선배 여성이자, 경력단절여성들의 사회 복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성 전문가들이 다양한 특강을 통해 경력단절여성들을 응원하고, 동기 부여에 힘을 더했다.
글로벌 메이크업 아티스트 브랜드 '정샘물뷰티'의 정샘물 대표는 오랜 경력단절을 깨고 재취업을 앞둔 엄마들을 위해 면접 메이크업 시연회를 열었다.
대기업 최초 여성 CEO 윤여순 전 LG아트센터 대표와 국내 1호 모디스트디자이너 최윤선 대표는 취창업 특강을 통해 새출발을 준비하는 경력단절여성들에게 필요한 조언과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창업에 관심 있는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선배 여성 창업가 5인의 창업스토리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서울시 여성발전센터의 지원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이들로, 특히 '올굿즈컴퍼니' 이혜민 대표는 ‘아이를 키우면서 다닐 수 있는 직장이 없어서 내가 내 직장을 만들었다’며 창업 첫해 94만 원이었던 매출액이 3년 만에 10억이 넘게 된 비결을 들려주었고, 축구선수였다가 두 아들을 키우며 7년 이상의 경력단절 후 서울시의 지원으로 ‘여성들이 다양한 스포츠에 도전해볼수 있도록 은퇴한 여성스포츠인들과 여성입문자를 연결해주는 스포츠플랫폼을 창업한 ㈜위밋업스포츠의 신혜미 대표가 눈길을 끌었다.
참여 선배 창업가는 ▶식품제조 및 홈쇼핑 판매를 하는 ‘올굿즈컴퍼니’의 이혜민 대표(북부여성발전센터) ▶스포츠 교육/행사 플랫폼 ㈜위밋업스포츠의 신혜미 대표(동부여성발전센터) ▶100% 핸드메이드 홈테이블 키친웨어를 판매하는 ‘해튼’의 유수화 대표(남부여성발전센터) ▶업사이클링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같이가치’의 김은정 대표(서부여성발전센터) ▶교육서비스 및 교구 제작 ‘책놀이강사협동조합’의 이영주 대표(중부여성발전센터)다.
유망직종 체험관에는 라이브 커머스 크리에이터, 가상현실(VR) 개발자, IOS앱&웹개발자, 3D 및 드론 전문가 직무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쇼핑 라이브 방송을 직접 진행해 볼 수 있고, VR체험 및 챗GTP 코딩을 통한 앱개발 실습, 3D펜과 드론 조종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직종을 경험해볼 수 있다.
'마음잡고 프로젝트관'에서는 취업 자신감 회복을 위해 마련된 무료 스트레스 지수 측정과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IT/SW 분야 포트폴리오 컨설팅관'에서는 3~5년 차 현직 IT 전문가(개발/비개발 분야)에게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기반한 맞춤형 구직 멘토링을 제공했다.
이밖에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명함만들기(캘러그라피), 퍼스널컬러 진단, 비즈공예 프로그램, 꽃차 소믈리에 체험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방문 사진 및 해시태그 SNS 업로드 이벤트도 진행해 참여자에게는 현장에서 기념품을 증정했다. 서울시의 여성일자리 정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정책홍보관도 마련해 시민들과 만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경력 보유 여성들이) 일자리를 다시 찾는 데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도움을 드리는 정책을 하겠다고 시작된 게 오늘 이 자리(서울우먼업 페어)에서 운영되고 있는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들”이라며, “이 정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서울시는 늘 우리 여성 여러분들이 다시 사회로 돌아와 능력도 개발하고 자신감도 회복하고 성취감도 느끼시면서 인간적인 자부심까지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데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