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업, 리스크 관리 강화 절실'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은 점점 커져 갈 것이다

중국 사업 환경이 점차 나빠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사업에 위협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는 리스크 요인들을 평가해 보고, 대응방안을 제시한다.


 

한반도 면적의 43배, 13억이 넘는 소비인구,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유치 정책, 매년 10%이상 급성장하는 국가, 낮은 생산원가 등등. 전 세계 국가들이 중국 시장을 일찌감치 주목한 이유이다. 각 국 기업들은 중국인 1명당 1개의 제품을 판매한다 치더라도 13억 개 이상을 팔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너도 나도 중국시장으로 달려갔다. 우리나라도 1992년도에 양국간 수교를 체결한 이후 경제면에서 상호 의존성이 높아지면서 교역 규모가 2005년 기준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멀지 않은 미래에 중국이 세계적강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중국 시장에 대한 기회 요인이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최근의 중국 사업 환경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위기의식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무역협회가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기업180개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26.4%는 적자경영을 하고 있고, 33.6%의 기업들은 중국 사업환경이 1~2년 전에 비해 악화되었다고 응답했다. 중국 사업 환경이 점차 나빠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 위협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는 각종 리스크 요인을 평가해 보고, 대응방안을 제시해 보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

 


 

                중국의 직접 투자 현황

 


 

중국에 대한 외국 기업의 직접 투자 현황은 계약건수 증가율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06년만 보더라도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계약 승인 건수는 전년대비 5.8% 감소한 41,473건으로 집계되었다. 이처럼 투자 승인건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중국 정부가 하이테크 기술과 고부가가치 사업을 제외하고는 투자 허용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라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외국 기업들의 중국에 대한 투자열기가 식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향후 중국 정부가 무분별한 외자 유치를 제한하고, 외자기업에 대한 우대 조항을 줄여 가고 있기 때문에 대중국 투자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 금액 기준으로 38.9억 달러의 투자를 집행하였는데 이는 전년대비 24.6%로 감소한 수치이다. 그러나 대중국 외국인 투자에서 우리나라는 아직도 홍콩, 아일랜드, 일본에 이어4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대중국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중국 사업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매우 높다.

 


 

             중국 사업 리스크와 영향도 평가

 


 

중국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대규모 직접 투자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은 여전히 매력을 가지고 있는 기회의 땅임에 틀림없다. 경제 성장으로 중산층의 구매력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외국 기업들이 기회를 엿보는 것은 당연한 이치. 하지만 외자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 현지 인력난,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출둔화와 생산비 증가 가능성등 중국사업을 위협하는 요인도 만만치 않다. 중국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들의 입장에서최근에 제기되고 있는 리스크 요인을 살펴보면 <표2>와 같다. 중국 사업이 직면할 10가지 리스크는 발생 가능성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관리의 우선순위와 대응방안이 달라질 수 있다.

 


 

중국 사업에서 제기되고 있는 리스크를 발생가능성과 영향도 측면에서 4상한으로 구분, 평가한 결과는 <그림>에 나타나 있다. 먼저 Ⅰ상한은 발생가능성이 높고 영향도가 큰 리스크로 가장 시급히 대응해야할 리스크들이다 .로컬 업체와의 경쟁심화, 현지 인력관리, 원가 상승, 외자기업에 대한 규제강화, 지적재산권 침해 등의 리스크가 이에 속한다. Ⅱ상한은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영향도가 큰 리스크 유형으로시나리오 대응이 필요한 리스크이다. 급격한 위안화 평가 절상, M&A증가, 금융시장 불안 등의 리스크가 이에 해당된다. Ⅲ상한은 발생 가능성이 낮고 영향도도 낮은 부분으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낮은 영역이다. Ⅳ상한은 영향도는 낮지만 발생가능성이 높은 리스크로 평상시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할 관리 영역이다. 경기 과열에 따른 부작용 발생 리스크, 설비투자 규제강화 리스크가 이에 해당된다.

 


 

리스크 평가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국 사업전개에 있어서 시급히 관리되어야 할 리스크는 발생가능성도 높고 영향도가 큰 Ⅰ상한에 위치하고 있는 리스크들이다.

 


 

리스크 관리 강화 시급한 5대 리스크

 


 

1. 로컬 업체와의 경쟁심화

 


 

가전, 화학 등 많은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일본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놓고 중국 로컬 업체들과 한판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기술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하에서 원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고비용 구조인 우리와 일본 기업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저가 시장에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미 원가 경쟁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우리와 일본 기업들이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업체와의 정면 승부는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은 자명하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과반수 이상은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점을감안할 때 로컬 업체와의 경쟁 심화는 중국 사업의 가장 커다란 리스크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업체의 기술 수준은 첨단하이테크 산업을 제외하고는 매우 근접해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우리 기업들이 싸워야 할 상대가 일본 뿐 아니라 중국업체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무역협회의 통계수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중국의 수출품 중 중복되는 품목의 수가 1995년 20개,2000년 22개, 2005년 29개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중국 기업과의 경쟁해야 하는 품목이 점차 늘고, 그만큼 경쟁의 강도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전기 전자 업종이2005년 기준 18개로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더욱이 10대 수출품에서는 컴퓨터 부품, TV부품, 디지털 반도체, 컴퓨터 입출력 장치, 휴대폰 등 5개 품목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처럼 날로 중국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중국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 수출 시장에서도 중국업체와의 경합에 따른 시장 잠식위험은 바로 눈앞에 닥쳐있는 현실이다.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의 물량공세를 이길 수 있는 차별화 전략 설정이 시급하다. 차별적인 경쟁을 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의 전환, 중국 내수시장을 대체할 수출 시장의 다변화를 위한 지역 선정 등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2. 현지 인력관리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 하지만 쓸만한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기는 하늘에서 별 따기 정도로 어려운 국가. 중국의 현지 인력관리의 중요성을 빗댄 표현이다. 인재의 풀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하에서 중국에 진출한 외자 기업간에 인력 유치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인재를 확보하더라도 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사업의 성공요인으로 리더십 역량의 확보, 핵심 인재의 확보와 유지 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중국 현지 법인들이 고충은 현지 인력의 잦은 이직이다. 25~35세의 2~5년 경력자들의 이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경력사원으로 한참 기여해야 할 인력들의 대거 이탈은 중국 사업의 주요 리스크가 아닐 수 없다. 인력 이탈로 인해 생산 차질, 불량률 증가에 따른 생산성 저하 등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기회비용은 기업의 원가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향후 중국 사업에서 현지 인력 관리 리스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노조설립 등이 확산될 경우 현지인력의 관리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선진 기업들은 현지 인력 관리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적인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중국의 우수학교와 결연을 맺고 졸업시점에 있는 우수한 학생들을 베이징에 있는 모토로라 대학에서 별도의 직업교육을 시킨다. 또한 인텔도 현지의 전문인력 관리 차원에서조립, 검사, R&D 분야의 전문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13억 달러를 투자하였다. 국내기업들도 중국 현지화 차원에서 장기적인 인재확보, 유지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제한된 인재의 풀에서 어떻게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느냐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3.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중국을‘세계의 공장’으로까지 이끌었던 주된 요인은 당연히 낮은 생산 원가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중국보다 생산 원가 측면에서 더 경쟁력을 지닌 유리한 조건을 지닌 국가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은 여타국가들에 비해 사업에 필요한 지리적 조건, 인프라, 원재료 등이 풍부하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원가 상승 요인이 우리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는 중국 사업에 대한 위협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원가상승 요인은 인건비 상승, 물류비 상승, 품질 확보를 위한 품질 관리 코스트의 증가 등을 들수 있다.

 


 

중국의 인건비는 최근 10%이상씩 상승하고 있다. 특히 현지인력의 처우 개선을 위해 지출되는 복리 후생비 등을 따져 본다면 인상률은 10%가 넘는 수준이다. 실제로 2005년에는 노동자 평균 임금이14%가 상승하였고, 주요 도시의 최저임금이 인상된바 있다. 이는 중국 사업의 수익성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요소이다. 중국의 물류는 많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다. 실제로 상품 가격에서 차지하는 물류비용이 미국은 3%에 불과한데중국은 1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사업에 있어서 생산분야에서 직면하게 될 중요한 리스크 중 하나가 중국 생산 제품의 품질 확보 문제이다. 품질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하에서 출시되는 제품은 브랜드와명성에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올 수있다. 미국의 수입품 가운데 리콜의 6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현지 생산 제품의 품질 확보문제가 추가적인 비용을 발생시키는 예이다. 또한 매년 인상되는 전력, 수도, 가스요금도 중국 사업의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기업들과 경쟁해야 할 우리 기업들은 원가 상승요인들을 명확히 파악하여 개선해 나가야 한다. 원가 절감을 위한 혁신 노력 이외에 저렴한 물류거점의 확보, 철저한 품질 관리 등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4. 외자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작년 중국 상무부는「제 11차 5개년 규획」을 발표하면서 외자기업에 대한 특혜를 폐지하고 내외자 기업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적용한다고 선언했다. 각종분야에서 외자기업에게 제공된 특혜가 점진적으로 폐지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향후 세무, 환경, 노무관리 분야 등에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 것은 자명하다.

 


 

외자 유치 관점에서 자국 기업보다 낮게 부과해왔던 소득세율을 자국기업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한「개정 기업소득세법」이 지난 3월 16일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에서 통과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는 현재의 15%의 소득세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중국 기업과 외자기업 중 첨단 기술 사업이 아닌 일반 제조업체는 세율을 25%로 단일화 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의 기술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분야는 투자 유인책을 유지하겠다는 속셈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노동조합 설립 및 단체 협약 체결 의무화, 퇴직금제 시행 등 중국 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철강, 시멘트 등 중복 투자가 많고 환경오염이 심한업종에 대해서는 진입제한 및 규제를 강화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정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5. 지적 재산권 침해

 


 

중국 기업들에게 기술, 특허 등 지적 재산권에 대한침해를 당한 외자기업의 사례는 연일 보도되고 있다. 지적 재산권 침해가 중국 사업의 중대한 위협요인으로 취급되어야 하는 이유는 중국정부가 자국기업 육성을 내세워 외자기업의 지적 재산권 침해를 방조하고 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각국의 외자기업들은 중국의 지적 재산권 규제와 시행은 아무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 사업의 리스크 가운데 지적 재산권침해 이슈는 항상 중요한 리스크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사업의 리스크를 평가한 조사에서중국 기업들의 지적 재산권 침해 이슈는 2006년에 3위, 2005년에 1위, 2004년에 2위로 평가되고 있다.2003년 한해 동안 미국, 유럽, 일본 기업들은 지적 재산권 침해로 인해 연 간60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명성과 브랜드 가치 상실까지 포함한다면 그 피해규모는 더욱 컸다. 이러한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한 일본 정부는 일본으로 생산기지를 유턴하는 기업들에게 공장 용지를 싸게 제공하는 등정부차원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향후에도 중국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침해는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지적 재산권에 대한 관리 절차 및 관리 정책을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 특히 직원에 의한 기술 유출에 대해서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지금까지 중국 사업이 직면하게 될 리스크를 제시, 평가하고, 관리 강화가 시급한 5대 리스크에 대해서는 현상을 짚어보고 대응방안을 살펴보았다.

 


 

중국업체와 경쟁심화, 원가 부담 증가 등 중국사업에 있어 직면하게 될 리스크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 사업 관련 리스크는 정부의 정책변화에 따라 심각성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변화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리스크를 조기에 인식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사업에 직면하게 될 리스크를 상시적으로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중국 사업 현장에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 사업의 성패는 리스크 관리 여하에 달려 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국 사업의 불확실성은 점점 커져 갈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최병현 연구위원